가끔 등이 너무 가려운데 손이 닿지 않아서 괴로울때가 있다.

그럴 때 긁어달라고 할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등은 가렵고 맘은 외롭고

참 웃기고 슬프겠다.


우리 아이들은 밤마다 재울라 치면 등을 긁어달라 내민다.

아내가 어렸을 때 그랬다는데...

나는 기억이 없다.

안했다는게 아니라, 기억나지 않는다.


언젠가 내가 "아 등 간지러워~' 그랬더니 아들녀석이 이런다.

'에이 그건 간지러운게 아니죠, 가려운거죠~'

뭐지? 이 기분은...

나는 이 나이 먹도록 '간지럽다'와 '가렵다'를 구분하지 않았다.

그런데 듣고 보니 그렇다. 간지러운건 간지럽혀서 느끼는 감각이고

가려운건 안 간지럽혔는데 그냥 긁고 싶은거니까.

가려운 것과 간지러운 감각을 생각해보니 비슷한것 같지만 다르다.


사전을 찾아보니 역시 그렇다.

다시 한번 드는 생각 '이거 머지?'

이 녀석은 영어 배우기도 바쁠텐데 어디서 이런걸 알았지?

다음엔 내가 어려운걸로 한번 눌러줘야겠다.


다음은 네이버 사전 검색 결과다.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의미도 있고, 유의어에 서로 나와있기도 하다.

가렵다[가렵따]

[형용사]

  • 1.피부에 긁고 싶은 느낌이 있다.
  • 2.못 견딜 정도로 어떤 말을 하거나 어떤 일을 하고 싶은 느낌이 있다.

간지럽다[간지럽따]

[형용사]

  • 1.무엇이 살에 닿아 가볍게 스칠 때처럼 견디기 어렵게 자리자리한 느낌이 있다.
  • 2.어떤 일을 하고 싶어 참고 견디기 어렵다.
  • 3.몹시 어색하거나 거북하거나 더럽고 치사하여 마음에 자리자리한 느낌이 있다.



이 두 말이 같은 뜻인가요? 다른 뜻인가요?
분명히 다른 뜻의 말인데, 잘못 사용할 때가 많습니다.
아주 많은 경우 거의 알지 못하고 사용합니다.
저도 아이가 얘기해서 이 글을 적을 생각을 했습니다. 

작은아이가 피곤하고 졸리니까 "간지러워요 ㅜㅜ" 이렇게 떼쓰고 웁니다.
그걸 보더니 큰 아이가 "간지러운게 아니고 가려운건데..."하고 말합니다.
작은아이 5살, 큰아이 7살입니다.(캐나다 나이루)
물론 누가 가르쳐줬던가, 책에서 봤겠죠.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그게 어떻게 다른가.
생각해보니 실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긁고 싶으면 가려운거고, 간지럽혀서 웃음이 막 나면 간지러운거죠.

그러니까
"아 등 간지러워, 긁어줘"하면 잘못 말한거고
"아 등 가려워, 긁어줘"해야 맞게 말한거죠.

뜻이야 통하겠지만, 소중한 우리말 바르게 사용하면 오해없이 뜻을 잘 전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네이버사전 가렵다 링크 

네이버사전 간지럽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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