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번 들어봐야 한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죠. 영어 표현에도 비슷한 말이 있네요. Seeing is believing. 사람이 세상을 인식할 때 사용하는 감각의 비율이 시각이 80%, 청각이 10%, 기타 나머지 감각이 10% 정도라고 합니다. 뇌에서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부분이 다른 감각을 담당하는 부분보다 훨씬 발달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눈으로 보고 확인하면 확실하게 믿을 수 있을까요? 보통은 그렇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이 보이지 않거나 시력이 나빠서 잘 안 보인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입니다. 또 시각 정보가 강력하고 판단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눈에 보이는 부분만 속인다면 거짓을 사실로 믿게 될 것입니다.

 아주 옛날 영화인데, Back to the future의 한 장면을 원래 배우가 아닌, 아이언 맨의 Robert Downey, Jr.와 스파이더 맨의 Tom Holland로 얼굴을 바꾼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 감쪽 같았습니다. Deep fake라는 얼굴 바꾸기 기술로 만든 장면이라고 합니다. 컴퓨터 그래픽은 사실이 아닌데 눈으로 보기에 사실처럼 우리를 속입니다.

(영상은 Youtube에서 ‘Robert Downey Jr and Tom Holland in Back to the future - This is heavy! [ deepfake ]’을 검색해서 볼 수 있습니다.)

 

 착시현상은 눈을 통해서 우리의 뇌를 속이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를 보여줍니다.

 옆에 있는 세 선의 길이는 모두 같습니다. 하지만 화살표를 어느 방향으로 그려주는지에 따라서 같은 길이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분명히 봤는데, 잘못 본것을 믿었다가 실수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마술은 눈에 보이는 것을 이용해서 보는 사람을 속이는 기술입니다.

 인간에게 시각 정보는 가장 구체적이고 믿을만한 정보이면서 반대로 우리가 확실하다고 믿는 것이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입니다.

 

 세상에 제일 못 믿을 것이 광고입니다. 광고의 목적은 보는 사람에게 너무 좋은 것, 꼭 필요한 것이니 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팔려는 상품의 좋은 점은 더 크게 강조하고 안 좋은 점은 알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가지면 행복할 것 같은데 사고나서는 후회하는 것입니다.

 

 성경을 보다가, 보는 것과 믿는 것에 대한 내용을 읽었습니다. 두 군데 말씀인데, 하나는 요한복음 20:29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 “너는 나를 보았기 때문에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복이 있다.” 입니다. 예수께서 ‘직접 보고 상처를 확인하기 전에는 부활을 믿지 못하겠다’ 던 도마에게 찾아와 하신 말씀입니다. 또 다른 곳은 마태복음 28:17 말씀입니다. “그들은 예수를 뵙고, 절을 하였다. 그러나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제자들이 갈릴리로 가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경배하는데, 예수님을 보고도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봐야 믿겠다는 도마와 보고도 믿지 못하는 제자들 이야기입니다.

 

 신앙의 관점에서 보는 것을 생각할 때, 어떤 이는 보지 않고도 믿고, 어떤 이는 눈으로 확인해야 믿고, 어떤 이는 봐도 믿지 못합니다. ‘보는 것’, ‘믿는 것’, 말은 같지만 시각 정보를 믿는 것과 신앙의 믿는 것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세상살이 가운데서는 보는 것을 그대로 다 믿지 않는 것이 지혜입니다. 신앙에 있어서는 보지 않고 믿을 수 있는 것이 지혜입니다.

 

 보지도 듣지도 말고 걸러야 할것은 뭘까요? 또 보지 않고도 믿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하나씩만 얘기해 보겠습니다. 관심도 두지 말고 걸러야 할 것은 이단이죠. 처음엔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아닌것처럼 접근하기 때문에 미리 알아두고 잘 걸러야 합니다. 확인하지 않아도 믿어야 할 것은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이유가, 내가 생각할 때 나 자신이 사랑받을만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 부족함이나 못남보다 그것을 다 덮는 하나님의 사랑이 훨씬 크다는 것을 생각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믿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모두 평생 그 사랑 안에서 사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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